글짓는사람들

#5. 냉장고 안에 뭐가 있지?

목포환경운동연합_<글짓는사람들>   #5. 냉장고 안에 뭐가 있지? 불볕더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한여름에 냉장고가 없다면 우리의 삶은 어떨까요? 생각만 해도 숨이 막힐 것 같습니다. 냉장고는 인류의 식생활을 바꿔놓은 획기적인 발명품 가운데 하납니다. 식재료를 신선하게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고 시원한 음식을 맘껏 즐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냉장고는 환경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365일 쉬지 않고 전기를 끊임없이 소비하고 탄소를 배출합니다. 특히 식재료가 쌓여 음식물 쓰레기로 변하는 소모적인 장소이기도 합니다. 음식물 쓰레기는 처리 과정에서 온실가스를 내뿜어 환경오염을 초래합니다. 그렇다면 우리 생활의 필수품인 냉장고를 친환경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모두 알고 있지만 실천하지 못한 몇 가지 정리해봅니다. 먼저 냉장고 문짝에, 보관한 식품 목록을 적어두면 있는 물건을 다시 사는 일이 없습니다. 또 소비기한이 가장 임박한 품목부터 냉장고 맨 위 칸에 배치하고, 상단에서부터 음식을 꺼내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습니다. 음식을 속이 보이는 투명한 용기에 보관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냉장고 문을 열 때마다 어떤 음식이 남아 있는지 확인할 수 있고 나름의 소비 계획을 세울 수 있습니다. 특히, 스티커로 품목과 소비기한을 표시해두면 명확하게 음식 섭취 우선순위를 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냉장고 관리는 항상 어렵습니다. 냉장고 안에 무엇이 있는지조차 잘 모를 때가 많습니다. 이럴 땐 냉장고 관리 앱을 이용하는 것도 좋습니다. 날짜별 품목별로 효율적인 냉장고 관리가 가능합니다. 무엇보다 냉장고를 꽉꽉 채우는 것이 문제입니다. 적당량만 채워야 전기도 절약하고 탄소 배출도, 음식물 쓰레기도 줄일 수 있습니다. 냉장고 정리만 잘해도 경제적이면서 친환경적인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지금 당신의 냉장고 문을 열어보세요. 글쓴이: 소정 정경이 젊은 시절 서한태박사님의 환경운동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며 그 뜻에 동참하는 삶을...

2024.08.29.

#4. 우이도, 꿈같은 2박 3일

목포환경운동연합_<글짓는사람들>   #4. 우이도, 꿈같은 2박3일 올해는 우이도에 3번 가게 되었다. 새해 첫날 지인의 초대로 동소우이도 옛 분교였던 집에 방문했다. 겨울에는 바람과 파도가 심해 배가 뜨지 않았다. 하루 더 머물면서 진리마을 성황당에도 올라가고, 문순득 생가, 손암 정약전 유배 적거지와 서당터, 띠밭 너머 언덕길을 걸었다. 섬에 묶인 몸과 마음이 답답한 것이 아니라, 오지에 와 있는 것처럼 묘한 매력과 자유로움을 느꼈다. 자연을 이길 수 없는 문명으로부터 멀어진 것만 같았다. 태풍은 인간이 만들어 놓은 둑과 난간을 휩쓸고 가고, 인간이 만든 시멘트 길은 다시 흙이 되고 우거진 숲과 풀이 길을 지웠다. 겨울이라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고 나무는 가지만 남았다. 주변을 뒹구는 쓰레기와 물건들이 눈에 들어왔다. 봄이 되고 여름이 되면 또 다른 얼굴을 내밀 것을 상상했다. 바닷가로 밀려오는 쓰레기는 어디를 가나 문제였다. 그 후 6월 말 극단갯돌에서 주최한 <홍어 장수 문순득>과 함께 신안국제문페스타에 참여하였다. 비금, 도초, 우이도에 펼쳐진 문화와 역사를 알아가는 시간이었다. 로드스콜라 여행은 여러 사람과 함께 풍물의 울림과 제의, 헌가, 섬 밥상, 달뜬몰랑길을 걷는 기분도 좋았다. 그날은 바람이 불고 비가 와서 오후 배가 뜨지 않을까 봐 조마조마하며 마음 졸였던 기억이 난다. <동소우이도에서 성촌으로 가는 배 타기 전, 안개 낀 바다>   올여름 2박 3일, 다시 우이도를 찾았다. 미역을 채취하는 기간이라 섬사람들은 조금 바빴다. 이번엔 안개가 짙어 아침 배가 뜨지 않았다. 진리로 가려던 계획이 틀어졌다. 진리에서 돈목으로 걸어가는 길이 험해서 갈 수 없다는 정보를 들었다. 결국, 우리는 성촌으로 직접 고기잡이배를 타고 가는 길을 택했다. 안개를 뚫고 조금 나가니까 신비로운 바다가 펼쳐졌다. 또 다른 길과 선택의 결과, 안개는 걷히고 바다는 호수 같았다. 그러다가 또 파도와 해무에 휩싸이는 ...

2024.08.06.

#3. 녹색을 켜다 - “반갑다. 소나무야!”

목포환경운동연합_<글짓는사람들> #3. 녹색을 켜다 - “반갑다. 소나무야!”   비가 오락가락합니다. 장맛비 때문에 마음이 개었다가 가라앉기를 반복합니다. 이 긴 장마가 끝나면 후덥지근한 더위가 시작되고 휴가 시즌이 시작될 것입니다. 휴가 계획은 잘 세우셨나요. 물론, 일상의 복잡한 사연들 때문에 거창한 휴가 계획을 세워놓고도 실행하지 못한 아쉬운 경험들이 많이 있을 것입니다. 올해는 나무와 함께하는 ‘쉼’을 실천하는 행운이 함께하길 바랍니다. 나무는 우리 가까이에 어디에나 있습니다. 비교적 자연과 가까이에 있는 시골뿐 아니라 이어폰을 꽂고 무표정하게 걷는 도시 사람들에게 가려진 콘크리트 건물의 조그마한 화단에서도 밝고 활기찬 표정으로 인사하는 초록 친구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 사느라 계절이 바뀌는 줄도 모르고 바쁘게 살아가는 도시인들에게 모든 것을 아낌없이 주는 나무 친구들을 소개하고자 하니 친해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그중에서도 첫 번째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가장 친숙한 “소나무”를 소개합니다. “반갑다. 소나무야!” [사진] 충청북도 보은군 속리산 정이품소나무(천연기념물 제 103호) 소나무는 일반적으로 소나무라 불리는 줄기가 붉은 적송(육송)과 검회색 줄기와 소나무 중 가장 큰 솔잎을 가진 해안가에 많이 분포되어 있는 곰솔(해송), 해외에서 속성수로 들어온 리기다소나무, 소나무와 비슷하게 생겼으나 줄기가 매끄럽고 잎이 다섯 개인 스트로브잣나무, 줄기가 곧고 수형이 고운 금강소나무, 아파트 입구에 많이 식재되어있는 키 작은 반송 등이 있습니다.   소나무는 건조하고 척박한 환경에서도 잘 인내하고, 냉해에도 강하기에 어려움을 극복하는 불굴의 의지를 상징하며 과거의 선비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런 만큼 소나무와 연관된 설화가 많은데 가장 대표적으로 속리산 정 2품송이 있습니다. 조선시대에 명산을 찾아다니던 세조가 법주사 근처를 지나며 소나무 가지에 연(임금이 타는 가마)이 걸리지 않을까 염려...

2024.07.15.

#2. 이렇게 땀 흘려본 적이 언제인가요?

목포환경운동연합_<글짓는사람들> #2. “이렇게 땀 흘려본 적이 언제인가요? 마을 중심에 위치한 큰 나무 아래 돗자리를 깔고, 둘러앉아 못밥을 나눠 먹었다. “이렇게 땀 흘려본 적이 언제인가요?” “글쎄요. 한 5년 만인가? 정말, 오랜만이네요.”   이 노동은 그동안의 일과 남달랐다. 몸을 쓰면서, 정직하게 자연과 함께 기대어 일한다. 일이 힘들기도 했지만, 오늘 심은 모가 자라서 익어가는 시간을 상상하니 그저 생기는 것은 없구나. 많은 농부 덕분에 나는 먹고 살아가고 있구나. ‘밥 한 톨도 남기지 말고 먹어야 해’를 다시금 느낀다. 동시에 남몰래 꿈꾼 귀농의 삶은 살며시 기어들어 간다. 부지런해야만 농사를 지을 수 있겠다는 생각과 함께.   모내기의 시작은 장흥에 사는 쪼님과 식사 자리에서 나눈 이야기였다.   “언제 농사철에 연락 주세요. 일손 한번 도우러 갈게요.” 라고 호기롭게 말했다. “네. 좋지요. 6월 15일에 모심기 일정이 잡혀있는데 그날 오실래요?” “네. 좋아요.” “이른 아침에 시작해요. 진짜 오실 수 있죠?” “네!”   기계를 쓰지 않고, 자연 친화적으로 농사짓는다는 그의 말에 농사가 궁금했고, 32년을 살아왔지만, 모내기를 제대로 해본 적이 없다. 어릴 적 기억을 따라가면, 부모님이 경운기로 뻘뻘 땀 흘리며, 모내기할 때 멀찍이 떨어져 입안 가득 사탕을 굴리거나 개구리를 발견하고 신나서 놀기만 했다. 새벽에 일어나 한 시간 운전하고 장흥에 도착했다. 마른 논에 짓는 농사의 이름은 <얼척없는 벼농사 - 얼벼>였다. 먼저들 와서 작업 중이었는데, 내가 오니 반겨주며 새참을 먹고 쉬었다가 하기로 했다. 누군가 아침 일찍 일어나 정성으로 만들어준 새참을 먹고 본격 일을 거들었다. 옛날에는 모내기할 때 줄을 잡지 않고, 적당히 감으로 모를 심었다고 하는데, 일제 강점기인가? 그 무렵에 줄을 잡고 일렬로 하는 모내기로 바뀌었다고 한다. 얼벼의 모내기 방법은 이렇다.   양쪽 막대에 실을 감아서 줄을 잡는다. 흙 위...

2024.07.01.

#1. 라다크에서 보내온 편지

목포환경운동연합_<글짓는사람들>   #1. 라다크에서 보내온 편지 지금 나는 인도 여행 중이다. 다람살라 여행을 마치고 이틀 전에 라다크 레(Leh)로 넘어왔다. 혼자만의 여행이 아니고 스물한 분의 단체와 함께다. 고산증에 대한 염려 때문에 도착한 첫 이틀은 무조건 사람들이 호텔에서 충분히 쉬게 했다. 어제는 샨티 스투파, 레 왕궁, 남걀체모 곰파 등 레 주변만 천천히 돌아보고 일찍 호텔로 돌아와서 쉬었다. 배가 고플 즈음 저녁을 먹으러 식당으로 내려갔다. 그런데 분위기가 이상했다. 식탁에 모여 식사를 해야 할 사람들이 모두 식당 한편의 둥그런 소파에 모여 앉아 있었다. 내가 나타나자 일제히 ‘주인공이 내려왔다’며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아, 이 사람들이 내 생일을 어떻게 알았지? 아, 언니가 말을 했구나. 일행 중 한 분이 나와 친한 언니이고 그녀만 유일하게 내 생일을 알고 있었다. 언니는 이미 다람살라에서 내가 좋아하는 싱잉볼을 선물로 사주었다. “잠깐만요~.” 얼떨떨해진 내가 그들의 노래를 제지했다. “내 생일은 내일인데요.” “알고 있어요. 요즘 축하는 ‘이브’에 하는 게 패션이에요.” “아, 이럴 줄 알았으면 제가 이렇게 자다 말고 나오지 않았을 텐데…” “그럼 가서 립스틱이라도 바르고 오세요.” 그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냅다 방으로 내달려 빠르게 단장을 하고 다시 식당으로 갔다. 그동안 사람들은 식당 뒤쪽에 생일 축하 공간을 마련해두었다. 이 오지 레에서 어떻게 가능했을지 모를 커다란 케이크가 테이블에 올려져 있고 작은 앰프도 있었다. 마이크를 들고 사회를 보는 정례씨가 말했다. “자, 이제부터 이한숙님의 60번째 생일축하를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녀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우레와 같은 환호와 함성이 작은 식당을 가득 메웠다. 식당에서 시중들던 로컬 스태프들도 박수와 미소를 보탰다. 감동 어린 케이크 커팅이 끝나자 사회자가 말했다. “꽃을 구하기 어려워 꽃 대신 목걸이를 준비했습니다.”...

2024.06.17.

글짓는 사람들 시작합니다!

하고 싶은 말을 그냥 쓰는 것이 '글쓰기의 시작'이라고 합니다. '짓다'의 국어사전 의미는 아래와 같습니다. 1. 재료를 들여 밥, 옷, 집 따위를 만들다. 2. 여러가지 재료를 섞어 약을 만들다. 3. 시, 소설, 편지, 노래 가사와 같은 글을 쓰다.   글을 짓는 과정은 밥을 짓는 과정처럼 정성이 들어가고, 우리 안의 따스함을 채워줍니다. '글짓는사람들'은 우리의 생각과 마음을 글, 그림, 시, 사진 등으로 함께 나누기 위한 칼럼 공간입니다.     필진으로 이한숙,  안우순,  이승우,  김경애,  정경이,  이진아,  최미숙 님이 참여해주셨습니다.  순번을 정해  격주 한 차례씩 글을 씁니다. 따뜻한 관심과 격려를 부탁드립니다. ^^   <글짓는 사람들> 필진의 원고는 목포환경운동연합 홈페이지 자료실_글짓는 사람들 페이지와 인스타그램, 웹 뉴스레터 3곳에 게시할 예정입니다.

2024.06.17.

[모집] 글짓는 사람들

2024.0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