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녹색을 켜다 - “반갑다. 소나무야!”

관리자
발행일 2024-07-15 조회수 18

목포환경운동연합_<글짓는사람들>



#3. 녹색을 켜다 - “반갑다. 소나무야!”
 
비가 오락가락합니다. 장맛비 때문에 마음이 개었다가 가라앉기를 반복합니다. 이 긴 장마가 끝나면 후덥지근한 더위가 시작되고 휴가 시즌이 시작될 것입니다.
휴가 계획은 잘 세우셨나요. 물론, 일상의 복잡한 사연들 때문에 거창한 휴가 계획을 세워놓고도 실행하지 못한 아쉬운 경험들이 많이 있을 것입니다. 올해는 나무와 함께하는 ‘쉼’을 실천하는 행운이 함께하길 바랍니다.
나무는 우리 가까이에 어디에나 있습니다. 비교적 자연과 가까이에 있는 시골뿐 아니라 이어폰을 꽂고 무표정하게 걷는 도시 사람들에게 가려진 콘크리트 건물의 조그마한 화단에서도 밝고 활기찬 표정으로 인사하는 초록 친구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 사느라 계절이 바뀌는 줄도 모르고 바쁘게 살아가는 도시인들에게 모든 것을 아낌없이 주는 나무 친구들을 소개하고자 하니 친해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그중에서도 첫 번째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가장 친숙한 “소나무”를 소개합니다.
반갑다. 소나무야!”
[사진] 충청북도 보은군 속리산 정이품소나무(천연기념물 제 103호)



소나무는 일반적으로 소나무라 불리는 줄기가 붉은 적송(육송)과 검회색 줄기와 소나무 중 가장 큰 솔잎을 가진 해안가에 많이 분포되어 있는 곰솔(해송), 해외에서 속성수로 들어온 리기다소나무, 소나무와 비슷하게 생겼으나 줄기가 매끄럽고 잎이 다섯 개인 스트로브잣나무, 줄기가 곧고 수형이 고운 금강소나무, 아파트 입구에 많이 식재되어있는 키 작은 반송 등이 있습니다.
 
소나무는 건조하고 척박한 환경에서도 잘 인내하고, 냉해에도 강하기에 어려움을 극복하는 불굴의 의지를 상징하며 과거의 선비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런 만큼 소나무와 연관된 설화가 많은데 가장 대표적으로 속리산 정 2품송이 있습니다. 조선시대에 명산을 찾아다니던 세조가 법주사 근처를 지나며 소나무 가지에 연(임금이 타는 가마)이 걸리지 않을까 염려했습니다. 그러자 그 말을 듣고 소나무가 스스로 가지를 들어 세조의 연이 지나갈 수 있게 도왔고, 이에 감동을 받은 세조가 나무에게 정이품의 벼슬을 내렸다는 이야기입니다.
 
소나무는 쓰임이 많습니다. 소나무 목재는 과거부터 지금까지 건축재, 식생활 용구, 농기구재 등 다양한 용도로 쓰였습니다.
과거 소나무의 속껍질은 굶주린 백성들의 식량으로 썼다는 기록이 있으며, 솔잎으로는 송편을 만들었습니다. 또한, 소나무의 꽃가루인 송홧가루로 차나 다식을 만들었고, 잎과 꽃, 송진, 소나무 뿌리로는 약재로 만들어 사용했습니다. 불에 태운 소나무 또한 유용하게 쓰였습니다. 조선시대에 쓰던 숯의 원료는 주로 소나무였고, 그을음으로는 좋은 먹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소나무의 씨앗인 솔방울은 날씨가 건조할 때는 오므라들고 습도가 높을 때는 꽃 같은 모습으로 벌어집니다. 이러한 솔방울을 사용해 습도 조절을 할 수 있습니다. 솔방울을 깨끗하게 씻고, 물과 함께 가열해 소독합니다. 그 과정을 거치면 솔방울은 물기를 머금고 오므라듭니다. 솔방울을 방에 놓아두면 솔방울이 천연 가습기 역할을 해주며 3-4일이 지나면 다시 벌어집니다. 재사용하고 싶다면 물에 담가 놓으면 됩니다.
이렇게 소나무는 우리 삶 가까이에서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을 줍니다. 언제까지고 곁에 듬직하게 있어 줄 것 같지만 그러한 소나무에게도 기후변화와 소나무 재선충(솔수염하늘소의 몸에 기생하는 재선충의 감염에 의해 나무의 수분과 이동을 방해하여, 소나무가 말라 죽는 병)은 치명적입니다.
 
자연과 함께하는 안락한 삶을 위해서, 우리 후손들을 위해서라도 나무 친구들과 환경보호에 대한 관심을 가져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글쓴이: 이승우(온그린나무병원 나무의사)
나무들의 도시에서 삶은 힘들다. 뿌리를 뻗을 수 없는 협소한 공간 차량들이 뿜어내는 공해, 인간들의 무절제한 발길들에서 숨이 턱턱 막히면서 하루하루를 힘들게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나무들의 여러 고충을 이해하고 기댈 수 있게 어깨를 내어 주는 친구 같은 나무의사를 꿈꾼다.
 
약력


-농협중앙회 32년(1990.3~2021.12) 재직


-09.16. 나무의사 자격증 취득


-07.01. 온그린나무병원 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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