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선언문

오늘 우리는, 수천년을 이땅 남도의 대지를 적시면 흘러온 영산강이 푸른 바다와 만나 어우러지고, 아름다운 다도해가 그림같이 펼쳐진 항도 목포에서 이 지역 환경운동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나갈 목포환경운동연합의 창립을 엄숙히 선언한다.

오늘의 이 역사적인 창립은, 그동안 이 지역 환경운동을 앞장서 이끌어온 목포녹색연구회, 영산호보존회, 삼학도보전회, 유달산보전회, 신안환경보전회 등이 하나가 되어 더 큰 힘을 낼수 있게 되었고, 개별적이고 분산적인 운동에서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운동으로의 발전을 이루는 발판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목포지역 환경운동사에 큰 획을 긋는 역사적인 일이 아닐수 없다.

지난 1983년 우리나라 환경운동사에 자랑스럽게 기록된 영산강지키기 범 시민운동으로 시작되어, 삼학도, 유달산 보전 운동을 거쳐, 88년 목포 녹색연구회 창립에 이르면서 한 차원 발전된 이 지역 환경운동은 이후 92년 물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회의, 96년 목포환경과 건강연구소 설립에 이르기 까지 한시도 쉬지않는 노력과 전진의 나날이었다.

그러나 환경운동의 역사가 오래되고 많은 활동가들과 각계층 시민들의 피나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 지역의 환경문제는 심각하고 불완전하다. 하늘이 내린 자연의 보고인 바다와 갯벌은 무분별한 개발로 인해 죽어가고 있으며, 26만 목포시민들은 무려 100년이 넘도록 물고통에 시달리고 있고, 신안 압해와 해남 황산은 핵발전소 건설예정후보지로 되어 인근 지역 주민들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을 겪고 나라전체는 위험천만한 핵발전소로 포위될 운명에 놓여있다. 어디 그 뿐인가. 쓰레기는 넘쳐 삼천리 금수강산이 쓰레기 강산으로 변하고, 이땅의 이름있는 산, 쓸만한 땅은 모두 개발이란 미명아래 파헤쳐지고, 환경을 보전하고 국민의 생명을 보호해야할 법과 제도는 여전히 경제논리에 밀리고 힘센 쪽으로 기울어 그 형평성마저 잃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희망을 잃지 않는다. 우리에게는 15년 가까운 환경운동의 빛나는 역사가 있고, 삶의 터전을 지키려는 지역민들의 강한 열의와 투지가 있기 때문이다.

시민과 함께하는 환경운동, 지역민의 삶 속에 건전한 생활양식이 뿌리내려 변화를 가져오는 운동, 오염을 미리 예방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운동, 환경관련법규의 환경친화적인 개선 운동, 바로 이것들이 우리가 앞으로 해나갈 운동의 참된 모습이다.

아울러 우리는 지방자치시대를 맞이하여, 이 지역을 쾌적하고 살기좋은 땅으로 만들어 나가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와는 비판과 협조를 아끼지 않을 것이며, 시민사회단체들과도 긴밀히 연대해 나갈 것이다.

21세기를 바로 눈앞에 둔 오늘 이땅의 환경운동은 모든 인류가 더불어 건강하고 인간답게 사는 세상을 만들어 가는 이 시대 지고의 가치이며 미래지향의 운동이다.

목포환경운동연합은 우리 지역민의 생명이요 미래인 이 지역의 물과 땅, 바다를 맑고 푸르게 지켜나갈 환경의 파수꾼, 감시자로서의 역할을 성실히 수행해 나갈 것이다.

우리 다함께 쾌적한 환경, 건강하고 인간다운 삶, 생명이 살아 숨쉬는 정의롭고 평화로운 세상을 위하여 힘과 지혜를 모으고 열과 성을 다해 노력하자.

1997년 6월 24일
목/포/환/경/운/동/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