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짓는사람들

#4. 우이도, 꿈같은 2박 3일

목포환경운동연합_<글짓는사람들>   #4. 우이도, 꿈같은 2박3일 올해는 우이도에 3번 가게 되었다. 새해 첫날 지인의 초대로 동소우이도 옛 분교였던 집에 방문했다. 겨울에는 바람과 파도가 심해 배가 뜨지 않았다. 하루 더 머물면서 진리마을 성황당에도 올라가고, 문순득 생가, 손암 정약전 유배 적거지와 서당터, 띠밭 너머 언덕길을 걸었다. 섬에 묶인 몸과 마음이 답답한 것이 아니라, 오지에 와 있는 것처럼 묘한 매력과 자유로움을 느꼈다. 자연을 이길 수 없는 문명으로부터 멀어진 것만 같았다. 태풍은 인간이 만들어 놓은 둑과 난간을 휩쓸고 가고, 인간이 만든 시멘트 길은 다시 흙이 되고 우거진 숲과 풀이 길을 지웠다. 겨울이라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고 나무는 가지만 남았다. 주변을 뒹구는 쓰레기와 물건들이 눈에 들어왔다. 봄이 되고 여름이 되면 또 다른 얼굴을 내밀 것을 상상했다. 바닷가로 밀려오는 쓰레기는 어디를 가나 문제였다. 그 후 6월 말 극단갯돌에서 주최한 <홍어 장수 문순득>과 함께 신안국제문페스타에 참여하였다. 비금, 도초, 우이도에 펼쳐진 문화와 역사를 알아가는 시간이었다. 로드스콜라 여행은 여러 사람과 함께 풍물의 울림과 제의, 헌가, 섬 밥상, 달뜬몰랑길을 걷는 기분도 좋았다. 그날은 바람이 불고 비가 와서 오후 배가 뜨지 않을까 봐 조마조마하며 마음 졸였던 기억이 난다. <동소우이도에서 성촌으로 가는 배 타기 전, 안개 낀 바다>   올여름 2박 3일, 다시 우이도를 찾았다. 미역을 채취하는 기간이라 섬사람들은 조금 바빴다. 이번엔 안개가 짙어 아침 배가 뜨지 않았다. 진리로 가려던 계획이 틀어졌다. 진리에서 돈목으로 걸어가는 길이 험해서 갈 수 없다는 정보를 들었다. 결국, 우리는 성촌으로 직접 고기잡이배를 타고 가는 길을 택했다. 안개를 뚫고 조금 나가니까 신비로운 바다가 펼쳐졌다. 또 다른 길과 선택의 결과, 안개는 걷히고 바다는 호수 같았다. 그러다가 또 파도와 해무에 휩싸이는 ...

2024.08.06.

#3. 녹색을 켜다 - “반갑다. 소나무야!”

목포환경운동연합_<글짓는사람들> #3. 녹색을 켜다 - “반갑다. 소나무야!”   비가 오락가락합니다. 장맛비 때문에 마음이 개었다가 가라앉기를 반복합니다. 이 긴 장마가 끝나면 후덥지근한 더위가 시작되고 휴가 시즌이 시작될 것입니다. 휴가 계획은 잘 세우셨나요. 물론, 일상의 복잡한 사연들 때문에 거창한 휴가 계획을 세워놓고도 실행하지 못한 아쉬운 경험들이 많이 있을 것입니다. 올해는 나무와 함께하는 ‘쉼’을 실천하는 행운이 함께하길 바랍니다. 나무는 우리 가까이에 어디에나 있습니다. 비교적 자연과 가까이에 있는 시골뿐 아니라 이어폰을 꽂고 무표정하게 걷는 도시 사람들에게 가려진 콘크리트 건물의 조그마한 화단에서도 밝고 활기찬 표정으로 인사하는 초록 친구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 사느라 계절이 바뀌는 줄도 모르고 바쁘게 살아가는 도시인들에게 모든 것을 아낌없이 주는 나무 친구들을 소개하고자 하니 친해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그중에서도 첫 번째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가장 친숙한 “소나무”를 소개합니다. “반갑다. 소나무야!” [사진] 충청북도 보은군 속리산 정이품소나무(천연기념물 제 103호) 소나무는 일반적으로 소나무라 불리는 줄기가 붉은 적송(육송)과 검회색 줄기와 소나무 중 가장 큰 솔잎을 가진 해안가에 많이 분포되어 있는 곰솔(해송), 해외에서 속성수로 들어온 리기다소나무, 소나무와 비슷하게 생겼으나 줄기가 매끄럽고 잎이 다섯 개인 스트로브잣나무, 줄기가 곧고 수형이 고운 금강소나무, 아파트 입구에 많이 식재되어있는 키 작은 반송 등이 있습니다.   소나무는 건조하고 척박한 환경에서도 잘 인내하고, 냉해에도 강하기에 어려움을 극복하는 불굴의 의지를 상징하며 과거의 선비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런 만큼 소나무와 연관된 설화가 많은데 가장 대표적으로 속리산 정 2품송이 있습니다. 조선시대에 명산을 찾아다니던 세조가 법주사 근처를 지나며 소나무 가지에 연(임금이 타는 가마)이 걸리지 않을까 염려...

2024.07.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