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짓는사람들

#2. 이렇게 땀 흘려본 적이 언제인가요?

목포환경운동연합_<글짓는사람들> #2. “이렇게 땀 흘려본 적이 언제인가요? 마을 중심에 위치한 큰 나무 아래 돗자리를 깔고, 둘러앉아 못밥을 나눠 먹었다. “이렇게 땀 흘려본 적이 언제인가요?” “글쎄요. 한 5년 만인가? 정말, 오랜만이네요.”   이 노동은 그동안의 일과 남달랐다. 몸을 쓰면서, 정직하게 자연과 함께 기대어 일한다. 일이 힘들기도 했지만, 오늘 심은 모가 자라서 익어가는 시간을 상상하니 그저 생기는 것은 없구나. 많은 농부 덕분에 나는 먹고 살아가고 있구나. ‘밥 한 톨도 남기지 말고 먹어야 해’를 다시금 느낀다. 동시에 남몰래 꿈꾼 귀농의 삶은 살며시 기어들어 간다. 부지런해야만 농사를 지을 수 있겠다는 생각과 함께.   모내기의 시작은 장흥에 사는 쪼님과 식사 자리에서 나눈 이야기였다.   “언제 농사철에 연락 주세요. 일손 한번 도우러 갈게요.” 라고 호기롭게 말했다. “네. 좋지요. 6월 15일에 모심기 일정이 잡혀있는데 그날 오실래요?” “네. 좋아요.” “이른 아침에 시작해요. 진짜 오실 수 있죠?” “네!”   기계를 쓰지 않고, 자연 친화적으로 농사짓는다는 그의 말에 농사가 궁금했고, 32년을 살아왔지만, 모내기를 제대로 해본 적이 없다. 어릴 적 기억을 따라가면, 부모님이 경운기로 뻘뻘 땀 흘리며, 모내기할 때 멀찍이 떨어져 입안 가득 사탕을 굴리거나 개구리를 발견하고 신나서 놀기만 했다. 새벽에 일어나 한 시간 운전하고 장흥에 도착했다. 마른 논에 짓는 농사의 이름은 <얼척없는 벼농사 - 얼벼>였다. 먼저들 와서 작업 중이었는데, 내가 오니 반겨주며 새참을 먹고 쉬었다가 하기로 했다. 누군가 아침 일찍 일어나 정성으로 만들어준 새참을 먹고 본격 일을 거들었다. 옛날에는 모내기할 때 줄을 잡지 않고, 적당히 감으로 모를 심었다고 하는데, 일제 강점기인가? 그 무렵에 줄을 잡고 일렬로 하는 모내기로 바뀌었다고 한다. 얼벼의 모내기 방법은 이렇다.   양쪽 막대에 실을 감아서 줄을 잡는다. 흙 위...

2024.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