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또 케이블인가?

관리자
발행일 2015-01-14 조회수 3

또 케이블카인가?
박홍률 목포시장은 2015 신년사를 통해 목포를 체류형 관광지로 개발하기 위해 해상케이블카를 추진하려는 의지를 강하게 피력하였다. 2015년은 민선6기가 본격적으로 시정을 펼치는 중요한 첫해라고도 덧붙이며, 최대 걸림돌이라 판단되는 대양산단과 세라믹산단의 분양에 총력을 기울이고 목포시 경제 발전에 활력을 불어 넣기 위해서는 고하도 유원지, 해상케이블카, 유스호스텔, 목포타워 등의 건설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케이블카다...
유달산-고하도 해상케이블카는 어제오늘 나온 얘기는 아니다. 이미 30년 전에 시민들의 반대로 무산되었던 사업이다. 그러나 어떤 이유에서인지 케이블카는 새 지자체장이 되면 너나없이 들고 나오는 목포시의 오랜 숙원(?) 사업이며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된다. 케이블카만 설치되면 목포시 경제가 과연 살아날까?
케이블카는 설치 공사시기에는 환경파괴, 가동 운행중에는 안전과 경제성의 문제, 가동이 혹 중단되면 흉물로 남게 되는 반환경이고 비경제적인 사업일 뿐 아니라 여러 가지 문제를 안고 있다.
첫째, 경관과 자연 생태계 파괴의 문제가 있다. 케이블카를 운행하기 위해서는 상부, 하부 2개의 인공적인 콘크리트 정류장과 철탑, 거미줄 같은 케이블선 등의 시설들이 유달산의 자연경관을 해치고 케이블카가 지나가는 아래의 수목들은 케이블카 운행을 위해 강제 벌목을 해야 한다. 그리고 유달산 정류장 건설을 위해서 건설 현장까지 자재 운반과 건설 장비의 왕래를 위해 유달산의 수목과 풀들은 파헤쳐지게 될 것이 불 보듯 훤하다. 그렇게 되면 유달산의 동식물은 건설장비에 밟히고 또 그 소음으로 인해 생태계 파괴는 명백한 일이 될것이다. 이제야 녹음으로 우거진 목포의 허파인 유달산의 자연경관은 크게 훼손되는 것이다.
둘째, 안전성의 문제가 있다. 여러 가지 기계 조작으로 운행되고 염분의 영향을 받을수 있는 해상을 지나는 케이블카는 부식과 기계 고장의 위험에서 절대 안전할 수 없다. 목포시에서 벤치마킹하고 있는 경남 통영한려수도케이블카도 작년 3월 전력이상을 일으켜 이용객들이 케이블선에 몸을 의지한 채 1시간 동안 바다 위 허공에 매달려 공포에 떨었던 아찔한 사고가 있었다. 관련 사고들은 어렵지 않게 꾸준히 접하고 있는게 사실이다. 지난 세월호사고 이후 관광객들은 안전을 무엇보다 중요시 하고 있다. 날씨, 특히 바람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해상케이블카가 과연 연간 며칠을 운행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고 이용객들의 안전은 어떻게 보장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
셋째, 경제성이 없다. 케이블카는 관광개발로 인한 경제 활성화라는 황금알을 낳는 시설이 아니다. 최근 여수해상케이블카 임시운행으로 관광객들이 몰린다는 내용을 보도를 통해 접했다. 이는 개통초기 호기심의 작용 가능성이 클 것이라 판단된다. 전국에 몇몇 흑자운영을 하고 있는 케이블카 빼고는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으며 몇 년 전 국립공원 내 케이블카 규제완화로 전국 지자체들이 앞다퉈 케이블카사업을 추진했다가 거의 대부분 무산됐던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많은 사람들이 찾는 국립공원조차 타당성이 없음이 입증되었다. 목포시의 말대로 민자유치이기 때문에 사업초기에는 목포시의 재정적 부담은 없을 수 있지만 그렇기 때문에 민간운영자의 입맛대로 입장료 등 모든 것이 결정될 것이다. 통영(공기업 운영)보다 여수(민간 운영)의 더 입장료가 비싼 것도 그 이유에서다.
입장료가 비싸면 운행 초기 호기심이 사라지면 적자운영을 면치 못할 것이며 혹 케이블카 운영이 잘 된다해도 민간 업자의 배만 불리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넷째, 민자유치의 위험성이다. 엄청난 사업비와 환경파괴, 자연파괴사업을 강행하여 케이블카를 운행한 뒤 적자누적에 허덕이게 되면 유지보수를 소홀히 하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안전문제가 대두될 것이다. 그러다 적자를 이유로 운영을 포기하거나 중단되면 막대한 사업비가 들어간 케이블카는 흉물로 전락하고 말것이다. 전국의 여러 케이블카가 방치되어 있는 것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2008년 전남발전연구원의 해상케이블카 설치 타당성 검토 및 기본구상 용역 최종보고 자료에는 시민여론조사 중 케이블카 관리운영주체를 묻는 질문에서 단연 목포시가 해야 한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시민들 역시 민자유치는 지역발전에 도움도 되지 않으며 우려스러운 점이 많다는 판단일 것이다.
다섯째, 역사문화적 가치를 외면하고 있다. 유달산은 삼학도, 영산강과 더불어 목포의 상징이다. 목포에 사는 시민 뿐만 아니라 외지에 나가 있는 목포인들에게도 정신적인 안식처이자 지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또 고하도는 명량대첩을 승리로 이끈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107일간 머무르며 전열를 정비한 곳으로 성터, 본영터, 조선장 등 충무공과 얽힌 유적지가 많기 때문에 유적지를 잘 가꾸어서 역사의 산 교육장으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 이런 고하도를 위락시설로 가득 채우는 것은 문제가 있다.
여섯째, 개발 진행순서가 바뀌었다. 개발이나 사업을 새롭게 시작할 때는 주민들과의 대화를 통해 충분히 의견이 반영된 사업을 구상해야 하나 현재 목포시의 모든 사업은 행정기관의 계획과 틀에 맞춰놓고 시민들과 시민단체에게는 형식적인 의견수렴 역할만 주어지는 것 같다. 또 올해 상반기 안에 케이블카사업의 모든 절차를 마무리하겠다고 하는데, 지난 30년 동안의 논란거리를 불과 몇 개월만에 해결하고 밀어붙이겠다는 매우 위험하고 안이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 서두른다고 될 일이 결코 아니다.
목포시는 케이블카만 있으면 관광객이 늘어 날 것이라는 단순한 생각을 하기 전에 먼저 목포의 관광개발을 위해 시급히 진행하고 정리해야 하는 사업이 무엇인지, 시민과 전문가들의 여론을 수렴하는 것이 먼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지난 30년 동안 지자체장이 바뀔 때마다 어김없이 등장하는 소모적인 케이블카 논란에 이제 종지부를 찍을 때가 왔다. 과연 우리의 후손들이 지금 우리의 결정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를 깊이 생각하며 올바른 판단을 내려야 할 것이다.
 
또 케이블카인가 (최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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