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벌,바다자료] 새들이 떠난 남항매립지

관리자
발행일 2011-02-20 조회수 3




들이 떠난 목포 남항 준설토 매립지
삼학도 매립지 7번 버스 종점 뒤쪽 바다는 과거 선박을 개조하여 회를 판매하는 횟집이 많았던 곳이다. 그 후 이곳에 횟집이 사라지고 선박들이 정박하는 곳으로 이용되다가 목포지방해양항만청에서 준설토 투기장으로 조성하기 시작하였다. 2003년 준설토 투기장 조성완료 후 2010년 투기완료 예정인 목포남항 매립지 일대는 도심지에서 자전거로 15분, 차량으로 5분이면 만날 수 있는 습지이다.
철새들에게 이곳은 둑으로 막아 바닷물에 완전히 잠기지 않는 갯뻘이 있고, 사람들의 접근이 용이하지 않아 편하게 쉬는 공간 이었다. 입암천과 남해하수종말처리장 처리수 등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지역이어서 물고기 치어와 농게, 칠게 등 먹이가 풍부하여 수천km를 날아가야 하는 도요물떼새들에겐 체력을 회복하는데 좋은 조건이었다.
거기에 천적들이 접근하는 것이 잘 보이는 곳이어서 철새들의 쉼터 및 먹이 활동지로 최적의 조건이었다. 그래서 천연기념물 6종(큰고니, 노랑부리저어새, 황조롱이, 검은머리물떼새, 원앙, 노랑부리백로) 국제적멸종위기종 2종(노랑부리백로, 검은머리갈매기)등이 자주 찾았다. 2006년 이후 생태학자, 조류 연구가들의 조사를 통해 127종의 새가 찾는(그중 도요물떼새 종만 37종 확인) 지역으로서 매우 중요한 가치를 지닌 습지이다.
목포환경운동연합은 2000년 이후 학생들의 철새탐방교육(영흥중, 영암중, 제일중등)등 생태교육의 장으로 활용하여 왔다. 이곳 습지는 갓바위 문화의거리 입구이면서 도심에서 가까워 접근성이 높다. 갓바위와 삼학도를 연결하는 해양 생태관광의 중심축으로서 활용될 수 있도록 목포환경운동연합에서 목포시와 목포지방해양항만청에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닐무어스가 활동하는 새와생명의터란 단체에서도 이 지역의 보전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고 있지만 결과는 이렇게 황량한 매립지로 변했다.
지난 2011년 2월 7일 갓바위 입구 남해하수종말 처리장 앞 목포 남항준설토 매립지의 상황은 황량함 그 자체였다. 그 많던 농게와 칠게들 그것을 먹이로 삼던 도요물떼새와 청둥오리, 흰뺨검둥오리, 개꿩, 왜가리, 백로류 등등이 모두 사라졌다. 새들은 다 떠나고, 준설토와 그나마 찾아왔다가 잡혀 먹힌 새의 깃털과 붉은 살점만 황량한 매립토와 쓰레기들 사이에 남아 있었다.
이곳에 자주 오는 도요물떼새들은 뉴질랜드와 호주에서 날아서 한 번도 쉬지 않고 중간 기착지인 이곳에 도착한다. 도요새들은 도착한 곳에서 바로 먹이섭취를 하지 못할 경우 굶어죽는다. 도요새들은 날아오는 동안에 몸무게가 2분의 1로 줄어들기 때문에 바로 먹이 섭취를 해서 원기를 회복하지 않으면 저항력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또 이곳에서 먹이섭취를 통해 원기를 회복하면 시베리아로 가고, 다시 이곳으로 왔다가 호주나 뉴질랜드로 간다.
준설토 매립이 거의 끝나서 육지가 된 매립장의 모습과 매립된 흙과 사람인 우리가 만들고 사용한 다음 버린 쓰레기들이 함께 매립되어 있는 모습입니다. 불편한 진실이란 것은 모두가 책임을 회피할 수 없고, 인간인 우리의 편리함을 위해 갯벌을 매립함으로써 새들의 집을 파괴하는 것은 착취입니다. 목포의 갯벌을 이렇게 개발하지 않아도 집은 남아돌지요! 사람들이 사는데 불편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새들에겐 생명과 직결된 문제입니다. 공존하지 않는 것은 착취이고, 학대이고, 살해입니다.
그런데 이곳이 사라졌다. 새들의 천국이었던 이곳이 매립이 거의 완료된 것이다. 철새들은 다 떠나고 황량한 준설토와 함께 들어온 우리가 버린 쓰레기들이 새들의 자리를 차지하고 다 내보냈다. 인간은 인권을 말하면서 동물권은 무시한다. 인간은 동물이면서 동물이기를 거부하는 참 이상한 동물이다. 자기가 동물들이나 자연을 개발할 때는 신처럼 행동하지만 태풍과 싸이클론 폭풍우 앞에선 아무런 힘도 못쓰는 힘없는 동물로 되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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